비둘기할아버지

 

 얼마 전 퐁피두 앞 광장에서 비둘기에게 빵부스러기를 던저주는 한 노숙인을 스마트폰(삼성 갤럭시 S3)으로 담았었는데, 노트북의 뷰어프로그램을 이용해 크게 봤더니 회화적인 느낌이 상당히 강하게 든다.(나만 그런가? ^^)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셔터렉으로 인해 노숙인이 빵가루를 촤악~하고 뿌리는 모습이 아닌 직전의 모습으로 동세가 좀 답답하다는 점, 선의 경계가 모호해 포토샵으로 콘트라스트를 줄 수 밖에 없었던 점 등이 있었지만, 깨알같이 작은 촬상소자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점을 깨닫게 한, 적어도 나에겐 아주 중요한 사진이 됐다.

예전에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으로도 얼마든지 훌륭한 사진을 담을 수 있다며 그걸 증명해보이기 위해 라이팅을 이용하는 등 갖가지 얄팍한 잡기술을 동원해 최대한 35mm카메라의 분위기가 나게 촬영해 ‘자 어때 가능하지?’라며 떠들고 다녔는데, 음… 생각을 바꿔야 하겠다.

어떤 것을 닮으려 흉내를 내려 하는 기술보다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발산시키는 매력 중 갑 오브 갑 매력인 ‘~답다’ 기술을 망각하며 살았던 것 같다.

스마트폰 및 컴팩트 카메라의 특징을 깊이 연구해봐야 겠다.

<저작권자(c) ROOM265,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4/08/07 09: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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